기부, 감사를 표현하는 참 멋진 방법


- 깊은 감사의 마음을 특별하게 전한 전중현 원장(연세LA치과) 이야기 -


구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았지만 깨긋하게 치료를 받은 전중현 원장. 고마운 마음을 전할 무슨 방법이 있을까?

그가 선택한 방법은 오래오래 감사를 기억하는 방법. 기부였다.



   충격적인 진단, 슬픔에 빠진 연휴


   2017년 긴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일 오후, 전중현 원장(연세LA치과,

   치과대학 88년 졸업)은 목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에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로 뛰어갔다. 꽤 오래전부터 음식을 삼킬 때마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졌지만 건강검진에서도,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받은 

   내시경검사에서도 이상 없이 깨끗하다는 결과만 나온 터였다. 그러나 

   이물감은 가라앉질 않았고, 결국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지독한 통증으로 

   나타나고 말았다. 


   검사 결과는 구인두암 3기. 전통적인 치료법을 따르면 혀뿌리와 목구멍 

   안쪽에 자리한 큰 암덩어리를 떼어내기 위해 혀를 완전히 들어내야 

   했고, 다리근육을 떼어다가 혀 대신 넣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3기 

   암진단, 그리고 혀를 완전히 잘라내야 하는 수술. 모든 것들이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다른 이들에겐 풍요롭기만 했을 열흘의 추석 연휴 동안,

   전 원장 부부는 충격과 슬픔을 추슬러야 했다.


   그러나 주치의 고윤우 교수(이비인후과)가 후유증이 큰 수술 대신 

   기존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에 최신 면역항암제가 추가된 새로운 

   치료법을 제안하면서 치료 과정은 놀랍게 달라졌다. 고윤우 교수와 

   김혜련 교수(종양내과), 이창걸 교수(방사선종양학과)의 완벽 협진으로 

   치료 시작 50여 일 만에 암이 80% 가까이 줄어든 것.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지금은 완전히 깨끗합니다. 

   방사선치료 후유증으로 목이 좀 자주 건조해지는데, 다행히 꾸준히 

   관리해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정성을 다해 치료해주신 세 분 교수님들께

   너무 감사하지요."


   2019년 새해의 첫 달, 전중현 원장은 연세암병원에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암과 싸우는 동안, 뛰어난 전략가이자 든든한 우군으로 모든 

   치료 과정을 잘 이끌어준 의료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전 원장은 가슴 벅찬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이 단긴 그 기부금이 다른 환자들의 치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었다.


받은 게 더 많은 감사한 인생


전중현 원장은 암 환자가 되었던 경험을 통해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아내와 가족들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들의 절박함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환자가 되어보니 의지할 사람이 정말 의사밖에 없더군요. 저를 믿고 

찾아오는 환자분들께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새해 첫 달 

기부하며 다진 각오가 마지막 달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사실 그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 원장은 1990년대부터 모교인 

치과대학에 꾸준히 기부로 사랑을 전해왔고, 그렇게 기부한 전체 금액은 

1억 원이 넘는다. 그가 택한 기부 방법은 일정 금액을 먼저 약속하고 매해 

조금씩 나눠서 꾸준히 기부하는 약정 기부. 덕분에 기부는 더 쉬워졌고, 

기부가 주는 즐거움과 행복은 훨씬 커졌다.


전중현 원장은 타인에게 선을 베풀면 그보다 더 큰 감사거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인생이라고 믿는다. 피부 밑에 숨겨져 있던 암이 갑자기 터지면서 

극심한 통증으로 존재를 알린 것도, 실력파 교수들의 협진으로 수술 없이 

암을 치료한 것도, 그에게는 작은 기부가 가져다준 큰 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석 달 전 결혼한 아들 부부에게도 나누며 사는 삶과 기부를 

당부한 그는 기부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진심을 이야기하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