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 증후군 

 Irritable bowel syndrome 


  •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은 배변 양상의 변화와 함께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동반하는 특징을 보이는 기능성 위장관질환입니다. 여기서 기능성 질환이라는 것은 기질적 질환의 반대말로 구체적인 장의 구조적, 육안적 질환이 없다는 뜻입니다. 기질적 질환은 대장암, 폴립, 장염 등 내시경이나 혈액검사, 대변검사 등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인 반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여러 검사에서 이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복부 증상을 호소하는 질환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매우 흔해서 대략 전 인구의 10~20% 이상이 경험합니다. 성별에 따른 발생 빈도를 보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하고 병원도 여성이 더 많이 찾습니다. 또한 여성 환자들이 잦고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젊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50세가 넘으면 발생률이 감소합니다.


  •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느끼는데, 이는 배변과 관련이 있고 배변 후 완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밖에도 무른 변, 변비, 화장실 가는 횟수의 증가, 복부 팽만감, 점액변, 배변 후 불완전한 배출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소장과 대장의 운동기능 이상으로 설명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그 외에 내장 과민성,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 자율신경계 이상 등도 원인으로 봅니다. 최근에는 내장 과민성을 기능성 위장관질환의 중요한 병인으로 생각합니다. 즉 정상인은 증상이 생기지 않는 작은 자극에도 장이 예민하게 반응해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진단 

전문가들이 정한 기준에 따라 과거 12개월 동안 적어도 12주 이상 복부 불편감이나 복통이 있으면서 (1) 배변에 의해 완화되고, (2) 배변 횟수의 변화와 함께 증상이 시작되었으며, (3) 대변 형태(대변의 경도: 무른 또는 딱딱한 정도)의 변화를 동반하는 세 가지 특성 중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날 때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 

치료는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장의 운동, 팽창도, 긴장도, 내장 감각 등을 조절하는 약물을 비약물적 치료와 함께 사용합니다. 최근 내장 과민성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이 개발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비약물적 치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증상 호전이 있을 때는 약을 중단한 후 생활 습관 개선이나 스트레스 해소, 심리적 안정 등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 중에서 유제품, 카페인, 술, 고지방식, 콩, 고기 등을 먹은 후 증상이 악화되었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해당 음식의 섭취를 피하도록 하는데, 모든 환자가 같은 음식에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어서 일괄적으로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고 나쁜 병으로 발전하지 않는 질환이며 다만 좀 불편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반면 너무 쉽게 신경성 또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는 아닙니다.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