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범경 교수가 이야기하는 A형 간염 예방과 관리 가이드
▲ 김범경 교수
1980년대 이후 경제 발전과 함께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거의 사라졌던 A형 간염이 최근 성인에서 심각한 상태로 발생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아기에 A형 간염을 앓지 않고 성인이 된 경우가 많아지면서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1. A형 간염의 정의와 특징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에 의한 감염성 질환으로, 우리나라 지정전염병 중 하나입니다. 주된 감염 경로는 분변-경구 감염(Fecal-Oral Transmission)이며,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후진국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는 경제력이 좋아지고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최근 심각한 상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후 증상 발현까지는 약 2~8주가 소요되며, 성인의 약 70~80%에서 주요 증상인 황달이 나타납니다. 심각한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약 0.4% 수준입니다.
2. A형 간염의 주요 증상
급성 A형 간염의 초기 증상은 다소 비특이적이어서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발열, 배통증, 구토, 식욕부진, 전신 피로, 복부 불편감 등 다른 급성 간염과 비슷하며, 심해지면 설사를 동반하거나 대변색이 옅어지고 오줌색이 짙어지면서 본격적으로 황달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초기 증상은 몸살감기와 비슷해서 스스로 감기약을 복용하며 버티다가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러나 다른 간염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몸 안에 들어온 후 바로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약 1개월 후,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8주 후에야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증상을 느낄 정도라면 평균적으로는 이미 약 한 달 전 시점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급성 A형 간염은 일반적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상이 심해집니다. 어린 나이에는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가벼워서 마치 가벼운 감기나 몸살을 앓는 것처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통 6세 이하의 영유아 환자는 약 90% 이상에서 급성 A형 간염의 주요 증상인 황달을 겪지 않지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경우 약 40~50%가, 성인에서는 약 70~80%가 황달 증상을 보입니다.
이외에도 급성 염증성 신경병증 중 하나인 길랑-바레 증후군이나 급성 신부전, 담낭염, 췌장염, 혈관염, 관절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소수에서 재발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담즙 정체성 간염 등의 임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3. A형 간염의 감염 경로와 집단 발병의 위험성
일반적으로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의 섭취로 감염되며, 분변-경구 감염(Fecal-Oral Transmission)이 주된 경로입니다. 즉 A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바이러스가 대변과 함께 배설되어 물과 음식을 오염시키고, 이렇게 오염된 물과 음식이 다른 사람의 입에 들어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A형 간염은 학교나 군대 등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집단적으로 발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유치원, 학교, 직장 등에서 시행되는 단체 급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식재료, 주방 기구 등을 이용해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면서 한꺼번에 감염됩니다.
4. A형 간염의 진단 방법과 항체 검사
급성 A형 간염은 혈액 검체에서 특이 면역글로불린 M 항체(IgM anti-HAV)를 검출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혈액이나 대변 등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는 의료기관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아닙니다.
또 다른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G 항체(IgG anti-HAV)는 A형 간염의 회복기에 양성으로 나타나 거의 평생 양성으로 유지되는데, 이 항체에 양성 반응이 나타나면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면역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한 경우에도 IgG anti-HAV는 양성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