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임상기록 일부 없어도 안정적…멀티모달 의료 AI 개발
결측치 대체 없이 확보 데이터만 활용해 사망위험 예측, 기존 모델보다 성능 우수해
데이터 부족할수록 기존 AI와 예측 성능 격차↑, 메모리 사용량도 10분의 1 수준
환자의 검사 결과나 임상 기록 일부가 빠져 있는 실제 진료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의료 인공지능(AI) 프레임워크가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와 홍재성 연구원 연구팀이 환자의 검사 결과나 임상 기록 일부가 빠져 있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멀티모달 의료 AI 프레임워크 ‘ETF-UML’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AI 모델은 환자의 사망 위험 예측에 있어 기존 모델과 비교해 우수한 예측 성능과 데이터 처리능력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포메이션 퓨전(Information Fusion, IF 17.4)’에 게재됐다.
멀티모달 AI는 환자의 기본 정보부터 검사 결과, 의료진이 작성한 기록까지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다. 하지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과 같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한 번에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혈액검사, 활력징후 등은 측정 시점과 횟수에 따라 달라지고, 퇴원요약과 같은 임상 기록은 입원 초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 멀티모달 AI는 필요한 데이터가 모두 갖춰져 있다는 전제로 학습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 데이터가 빠지면 예측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확보되지 못한 데이터를 추정해 채워 넣는 ‘결측치 대체’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의료 데이터를 임의의 값으로 채우면 오히려 실제 환자 상태와 의료진의 판단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빠진 데이터를 추정해 채워 넣은 방법 대신 서로 다른 종류의 데이터가 처음부터 같은 판단 기준을 공유하도록 하는 ‘ETF-UML’을 개발했다. ETF-UML은 환자의 기본 정보와 진단·처방 기록 등 표 형식 데이터와 혈액검사와 활력징후 등 시간에 따라 축적되는 시계열 데이터, 의료진이 작성한 임상 기록 등 텍스트 데이터를 각각 독립적으로 학습시켰다.
AI 예측 성능 확인을 위해 국제 공개 중환자 데이터베이스인 MIMIC-IV와 eICU를 이용해 총 세 가지 사망 예측을 평가했다. MIMIC-IV 30일 사망 예측에 19만 27건, 90일 사망 예측에 16만 4723건, eICU 원내 10일 사망 예측에 11만 9852건이 사용됐다.
그림설명) ETF-UML은 세 가지 평가 모두에서 ‘단일 모달리티 모델’, ‘통합 학습형 융합 모델’, 결측 대응 기법을 사용하는 ‘GRAPE·SMIL·SHASPEC·MUSE’ 등 기존 모델들과 비교해 가장 높은 AUROC를 기록했다.
그 결과, ETF-UML은 세 가지 평가 모두에서 ‘단일 모달리티 모델’, ‘통합 학습형 융합 모델’, 결측 대응 기법을 사용하는 ‘GRAPE·SMIL·SHASPEC·MUSE’ 등 기존 모델들과 비교해 가장 높은 AUROC를 기록했다.
특히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을수록 성능 차이가 두드러졌다. 환자의 기본 정보 등 표 형식 데이터만 모두 확보하고 나머지 두 종류 데이터의 관측 비율을 30%까지 낮춘 상황에서도 ETF-UML은 모든 조건에서 기존 최고 성능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eICU 데이터에서는 성능 차이가 최대 5.34점까지 벌어졌다. 두 종류의 데이터만 활용한 조건에서도 다수의 설정에서 기존 모델보다 4.4~10.7점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또한 ETF-UML은 AI 구동에 필요한 연산 부담도 낮았다.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ETF-UML이 사용한 최대 그래픽 메모리는 0.44GB로 비교 대상 멀티모달 AI 모델(MUSE)의 4.70GB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이었다. 연산량도 절반 이하였다.
박유랑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각 데이터가 공통된 판단 기준을 공유하도록 설계해, 확보된 데이터만으로도 안정적인 예측이 가능한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영상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임상 과제로 확장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AI데이터기반바이오선도기술개발사업 ‘치료 반응 중심 임상 바이오 빅데이터 결합과 멀티모달 인공지능을 이용한 난치암 치료 최적화’ 과제와 산업통상자원부 ‘디지털헬스산업전문인력양성’ 과제의지원을받아 수행됐다.
[세브란스병원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프로필]

